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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펫 연주자 안경미 자매 |
인간의 눈으로 볼 때 ‘불가능’이란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환경이 있습니다. 신체적 한계, 경제적 결핍, 그리고 주변의 만류. 그러나 이 모든 조건을 ‘은혜’라는 도구로 바꾸어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 입학하고, 현재는 세상에 희망의 소리를 전하는 이가 있습니다. 트럼펫 연주자 안경미 자매를 만나 그녀가 걸어온 눈물과 감사의 여정을 들어보았습니다.
자매님을 향한 주변의 시선은 처음부터 ‘트럼펫을 불 수 없다’는 절망에 가까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약점들을 안고 시작하셨는지요?
저는 어머니의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가정의 아픔, 그리고 입술과 입천장이 함께 찢어진 채 태어난 ‘구순구개열(언청이)’이라는 신체적 약점을 안고 태어났습니다. 홀로 저를 키우시던 아버지와 함께 가난 속에서 자라났죠. 초등학교 때 집중력을 높이려고 트럼펫을 잡았는데, 레슨 선생님들과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트럼펫은 치열과 입술 구조가 생명인데, 언청이인 제 신체 조건으로는 바람이 새어 나가 도저히 소리를 낼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시작해도 결국 실패할 것이라는 차가운 이야기뿐이었습니다.
그 절망적인 벽 앞에서 어떻게 트럼펫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나요?
아버님의 격려가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너의 컴플렉스와 단점을 트럼펫을 통해 하나님 안에서 장점으로 바꾸어 보자"며 저를 꼭 안아주셨습니다. 그 말씀에 힘을 얻어 바람이 새지 않도록 입술에 빨래집게를 집어가며 남들의 배 이상으로 연습을 거듭했습니다.
고등학교 진학 후에도 자취방에서 찬물로 씻고, 고3 입시 때는 가난 때문에 레슨을 몇 달씩 쉬어야 하는 순간들이 찾아왔습니다. 아버지는 제 레슨비를 마련하시려고 한겨울에 난방도 켜지 않은 채 찬물로 씻으시고 500원짜리 빵으로 끼니를 때우셨어요. 마음이 무너질 때마다 금란교회로 달려가 매일 밤 울부짖으며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저 진짜 너무 힘들어요"라고요.
고등학생 시절부터 이어진 새벽예배가 입시와 삶에 큰 전환점이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네, 고등학생 때부터 금란교회 새벽예배 성가대에서 악기를 불고 기도한 뒤 등교하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새벽마다 성가대원분들의 따뜻한 중보기도를 받았고, 이른 아침에 트럼펫을 부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나중에 서울대와 한예종 실기 시험이 겹치는 바람에 당황했지만, 하나님께서 온전히 서울대 실기 시험에 집중하게 하셨습니다. 특히 금관 연주자들에게 오전 시간은 입술 근육이 풀리지 않아 불리한 조건인데, 매일 새벽예배 때 악기를 불어왔던 제게는 오히려 가장 익숙하고 유리한 시간 비트가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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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펫을 연주하는 안경미 자매 |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된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실기 우수 장학생 합격은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었겠습니다.
제 외모나 환경이 아니라, 오직 소리와 실력으로만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블라인드 시험이라는 문을 열어주셨습니다.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하나님이 예비하신 길은 인간의 생각을 완전히 뛰어넘는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대학 합격 후에도 400만 원에 달하는 등록금 문제가 가로막았다고요?
아버지가 신용불량이셔서 대출조차 불가능했습니다. 막막해서 새벽 알바라도 뛰어야 하나 고민하던 그때, 새벽예배 성가대에서 제 사정을 알게 되신 권사님과 담임목사님, 성가대원분들이 십시일반 후원해 주셔서 첫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 성적이 떨어져 장학금을 놓친 학기에도 하나님의 채우심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붕어빵 장사를 하시던 권사님의 소개로 극동방송에서 트럼펫을 연주하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김장환 목사님을 만나 정확히 필요한 금액인 약 200만 원의 장학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단 1원도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게 정확한 때에 채우시는 하나님을 생생하게 경험했습니다.
수많은 트럼펫 연주자들 가운데, 자매님이 품고 계신 비전과 기도의 제목은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는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아픔과 환경을 주셨을까"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저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위로를 얻고 하나님을 만날 수 있도록 쓰임받는 ‘하나님의 나팔수’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인간의 눈으로 보면 제 삶은 가장 안 되는 조건이었고 불가능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나 내 연약함을 온전히 주님께 내어드릴 때, 주님은 그 모든 단점을 가장 아름다운 찬양의 도구로 바꾸어 주십니다. 제 연주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가 세상 구석구석에 닿기를 소망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안경미 자매의 고백 속에는 인간의 절망을 기적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선명하게 담겨 있었습니다. 상처 입은 입술로 세상에 가장 감동적인 찬양을 울려 퍼뜨리는 그녀의 나팔 소리가,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짙은 여운과 소망의 메시지로 전해지기를 소망합니다.
대담. 노승빈 (세계투데이 주필, 백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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