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서하나 (Hana Seo) GIL (Global Intercultural Leadership) 설립자 겸 대표

노승빈 기자 노승빈 기자 / 기사승인 : 2026-09-28 20: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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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하나 (Hana Seo) GIL (Global Intercultural Leadership)설립자 겸 대표

미국에서 자라나는 한인 2세들. 뛰어난 교육을 받고 안정된 미래를 향해 달려가지만, 문득 "나는 누구인가?", "하나님은 왜 나를 이 시대 한인 디아스포라로 살아가게 하셨을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마주할 때가 있다.

이러한 다음세대의 고민을 품고 기도하며 시작된 사역이 있다. 바로 GIL(Global Intercultural Leadership)이다. GIL의 설립자이자 대표인 서하나 이사장을 만나 다음세대의 정체성 회복, Vision Trip, 복음통일, 그리고 열방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표님, 반갑습니다. 먼저 GIL 사역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배경이 궁금합니다.

"저는 미국에 오래 살면서 한인 디아스포라를 향한 하나님의 특별한 계획과 부르심이 있다는 확신을 가져왔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라는 2세들을 보며 마음 깊은 곳에 질문이 생겼습니다. 좋은 대학과 안정된 직업을 넘어, 정작 자신의 영적 정체성과 부르심을 고민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목도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다음세대에게 진정 물려주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 이들이 하나님의 택하심을 깨닫고 사명자로 살아가도록 도울 수 있을까?’

처음부터 명확한 답이 있던 것은 아닙니다. 막막함 속에 기도하며 고민하던 중, 단순히 사회적 성공을 돕는 것을 넘어 하나님께서 왜 자신을 이 시대에 보내셨는지 깨닫게 하는 ‘사명자’를 세워야 한다는 마음이 분명해졌습니다. 그것이 바로 GIL의 출발점이었습니다."

GIL이 다루는 다음세대의 ‘정체성’은 일반적인 민족의식과는 조금 다를 것 같습니다. 어떤 관점인가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가르치기 전에, '나는 누구인가'를 먼저 발견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 정체성의 출발점은 민족이나 문화보다 먼저 '나는 하나님의 소중한 자녀'라는 사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마 5:14) 말씀하셨습니다. 빛은 어둠을 탓하지 않고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세상을 밝힙니다. GIL이 지향하는 정체성은 단순히 '한국인'이라는 민족적 정체성에 그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 속한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그 위에서 "왜 나를 한민족으로 태어나게 하셨는가?", "왜 미국에서 살아가는 한인 디아스포라인가?"를 질문하는 것입니다. 이 질문을 거칠 때 비로소 개인의 부르심이 구체적인 시대적 사명으로 이어집니다."

GIL의 주요 사역 중 하나로 'Vision Trip'을 추진하고 계십니다. 어떤 차별점이 있습니까?

"단순한 관광이나 문화 체험이 아닙니다. 미국에서 자란 한인 다음세대가 자신의 뿌리와 역사를 통해 사명을 발견하는 여정입니다. 대한민국의 역사와 한국 기독교의 역사, 복음이 들어올 때 믿음의 선진들이 바친 희생과 헌신, 그리고 한국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현장에서 직접 배우고 경험하게 합니다. 역사를 공부하는 목적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사명을 발견하기 위함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민족의 역사 속에 이렇게 일하셨다면, 앞으로 이루어가실 역사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Vision Trip을 통해 다음세대가 이 질문 앞에 서서, 뿌리를 아는 데서 나아가 역사를 통해 자신의 사명을 깨닫는 열매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통일과 다음세대의 관계에 대해서도 남다른 비전을 갖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통일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통일을 살아갈 사람을 지금 준비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정치·제도적 통일만으로 분단의 상처와 두려움이 해결되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체제와 문화를 연결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의 준비가 시급합니다.

특히 한인 디아스포라 다음세대는 한국이라는 뿌리와 미국·세계라는 문화적 경험을 동시에 지닌 세대입니다. 이는 단순한 정체성의 혼란이 아니라, 두 세계를 연결하도록 하나님이 주신 특별한 잠재력입니다. 이들이 장차 남과 북, 한반도와 세계를 잇는 통일 인재가 될 것입니다.

복음통일은 인간의 프로젝트가 아닌 하나님의 역사의 영역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역할은 다니엘, 에스더, 요셉, 느헤미야처럼 시대 앞에 뜻을 정하고 무너진 것을 재건할 '사람'을 준비하는 일입니다."

“통일은 최종 목적지가 아니다”라는 말씀이 인상적입니다. 무슨 의미인가요?

"GIL에게 통일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사명의 시작입니다. 기도 가운데 주신 비전은 ‘회복된 한반도가 다시 열방을 섬기는 것’입니다. 한민족은 전쟁과 분단, 가난의 아픔을 겪었지만 복음 안에서 놀라운 회복과 선교의 부흥을 경험했습니다. 한반도가 복음 안에서 최종적으로 화해와 회복을 누릴 때, 그 경험은 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상처 입은 민족들을 이해하고 섬기는 통로가 될 것입니다.

GIL의 방향성은 결국 [한인 디아스포라 → 정체성과 부르심 → 역사와 뿌리 → 한반도의 화해와 회복 → 열방]으로 이어집니다. 회복된 한반도를 디딤돌 삼아 열방과 땅끝을 섬기는 선교적 한민족을 세우는 것이 최종 비전입니다."

GIL 로고
GIL 로고

 

단체명인 'GIL'과 웹사이트 주소인 'GIL22'에 담긴 속 뜻이 궁금합니다.

"GIL은 말 그대로 한국어의 ‘길’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길을 함께 걸어간다는 뜻이며, 사역적으로는 세 가지 리더십 방향을 뜻합니다:

1. UPWARD: 하나님을 향한 정체성과 부르심 (Christ, Calling & Kingdom Vision)
2. ROOTED: 역사와 뿌리, 한반도 화해와 회복 (Identity & History, Reconciliation)
3. OUTWARD: 열방을 향한 섬김과 선교 (Global Service)
한 문장으로는 "From Christ, Through Reconciliation, To the Nations"(그리스도로부터, 화해와 회복을 지나, 열방으로)입니다.

웹사이트 이름인 GIL22의 '22'는 히브리어 ‘야하드(יַחַד·Yachad: 함께)’의 게마트리아 숫자값(10+8+4=22)에서 유래했습니다. 아브라함과 이삭이 모리아산을 향해 ‘두 사람이 함께(Yachad) 나아갔듯’, 순종하며 함께 걷는 사역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같이 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에하드(אֶחָד·Echad: 하나됨)’를 향해 가야 합니다. Yachad(함께)에서 Echad(하나됨)로, 서로 다른 은사와 세대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어 열방을 섬기는 것이 GIL22가 걸어가는 길입니다."

GIL이 펼쳐나가는 5가지 핵심 사역 분야를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GIL의 5가지 핵심 사역은 개별 프로그램이 아니라, 한 사람을 사명자로 세워가는 연계된 하나의 여정입니다.
1. VRKSF (장학 및 인재지원 사역): Vision for Reunification of Korea Scholarship Foundation의 약자로, 재정 지원 및 멘토링을 통해 부르심을 가진 인재를 발굴합니다.
2. Vision Trips: 대한민국 역사와 기독교 역사, 분단 현장을 직접 경험하며 뿌리와 시대적 사명을 깨닫습니다.
3. Leadership Education: 시대와 문화를 연결하는 하나님 중심의 리더십을 훈련합니다.
4. GIL Network & Forum: 교회, 선교단체뿐 아니라 교육·비즈니스·문화 등 전문 영역의 사람들을 잇는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5. Mission & Service: 발견한 부르심을 실제적인 선교와 현장 섬김으로 이어가도록 돕습니다."

사역의 규모보다 ‘한 사람’을 강조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요?

"하나님께서는 역사를 이루실 때 언제나 ‘준비된 한 사람’을 사용하시기 때문입니다. 한 학생이 정체성을 깨닫고, 한 청년이 역사의 사명을 발견하며, 한 리더가 타인을 섬기는 사람으로 변화된다면 그 한 사람을 통해 또 다른 사람이 세워집니다. 통일을 준비하는 것도, 열방을 섬기는 것도 결국 사람을 준비하는 일입니다.

GIL은 수치나 규모에 연연하기보다 한 사람 안에 하나님이 해두신 부르심의 가능성을 소중히 여깁니다. 한 사람에게 투입된 기도와 헌신은 결코 작지 않으며, 그 영향력은 열방으로 흘러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미주 한인교회와 독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미주 디아스포라 다음세대가 두 문화 사이에 있다는 사실을 '정체성의 혼란'으로만 보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이 시대를 위해 부여하신 특별한 가능성이자 사명입니다.

한국과 미국, 세대와 세대, 남과 북, 그리고 한반도와 열방을 연결하는 차세대 리더들이 우리 교회와 가정에서 일어나야 합니다. GIL22는 아직 모든 것이 다 보이지 않더라도 하나님을 신뢰하며 한 걸음씩 순종하며 걷고자 합니다. Christ at the Helm, Leaders on the Mission (그리스도께서 키를 잡으시고, 리더들은 사명으로). 이 거룩한 길에 동역자 여러분의 따뜻한 기도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함께(Yachad)' 걸어 마침내 '하나(Echad)'를 이루고, 회복된 한반도를 넘어 열방을 섬길 주역들을 키워내는 GIL사역. 서하나 대표가 품은 비전은 단순히 한 단체의 사역을 넘어, 이 시대 미주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가 함께 품어야 할 시대적 부르심으로 다가온다.

문의 및 후원: gil22.com

대담. 노승빈 (세계투데이 주필, 백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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