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건국 250주년 맞은 교회들, 애국심과 신앙 사이 균형 찾기

노승빈 기자 노승빈 기자 / 기사승인 : 2026-06-20 11: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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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아 상당수 미국 교회들이 특별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인 다수는 미국을 기독교 국가가 아닌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사회로 인식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라이프웨이 리서치(Lifeway Research) 조사에 따르면 미국 개신교 목회자의 50%는 교회가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행사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공공종교 연구소(Public Religion Research Institute, PRRI)가 발표한 조사에는 미국인의 64%가 ‘주로 기독교인으로 구성된 국가’보다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국가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경의 표현과 애국주의
뱁티스트 프레스(Baptist Press)가 전한 라이프웨이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개신교 목회자의 50%는 올해 국가 기념일을 위해 교회가 특별한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개신교 목회자의 45%는 7월 4일이 포함된 주의 예배에 애국적 요소를 포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16%는 강하게 동의, 53% 반대, 2%는 확신하지 못한다)
그러나 애국적 요소의 중요성을 느끼는 목회자의 비율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라이프웨이 리서치 조사에서는 56%가 중요하다고 답했으며, 2016년 조사에서는 61%가 같은 의견을 나타냈다.
맥코넬은 “성경은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통치 권세를 존중하고, 세금 같은 달갑지 않은 의무도 이행해야 한다고 가르친다(롬 13장)”며 “그러나 목회자들은 오직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해 마련된 교회 예배 안에 이러한 국가적 경의를 표하는 자리가 포함돼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프웨이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고령 목회자일수록 예배 속 애국적 요소의 중요성을 더 높게 평가했다. 65세 이상 목회자의 63%는 독립기념일 주간 예배에 이런 요소를 포함해야 한다고 답한 반면, 55~64세는 49%, 45~54세는 40%, 44세 이하는 29%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미국 남부와 서부 지역 목회자들이 각각 51%, 50%로 나타나 중서부 39%, 북동부 37%보다 애국적 요소의 중요성을 더 높게 평가했다. 교단별로는 오순절교회 목회자 64%, 침례교 53%, 감리교 49%, 초교파 47%가 예배에 애국적 요소를 포함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도시 지역 교회를 이끄는 목회자의 54%는 농촌 지역 목회자(45%)보다 예배에서 미국을 기념하는 요소의 중요성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국가 건국 250주년 특별 기념에 대해서도 고령 목회자들의 지지가 더 높게 나타났다. 65세 이상 목회자의 62%, 55~64세 목회자의 56%는 올해 교회가 특별한 기념 활동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45~54세는 41%, 18~44세는 38%에 그쳤다.
반면 기념행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목회자들도 적지 않았다. 주류 개신교 목회자의 48%는 복음주의 목회자 41%보다 반대 비율이 높았다. 또한 주간 예배 출석 인원이 250명 이상인 교회의 목회자 52%는 출석 인원 50명 미만 교회 목회자 41%보다 반대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예배의 구체적 변화 내용
목회자들이 독립기념일 주간 예배에 변화를 준다면, 가장 선호도가 높은 방식은 군 복무자와 그 가족들을 기리는 것이었다.
미국 개신교 목회자의 약 5명 중 3명은 생존한 참전용사를 소개하거나 격려할 것(62%)이라고 답했다. 미국을 기리는 특별 음악을 활용한다는 55%, 국가를 위해 희생된 군인 유가족을 인정한다는 응답도 51%에 달했다. 미국을 기리는 다른 특별 의식을 시행한다는 응답은 28%이었으며, 독립기념일 주간 예배가 다른 주와 전혀 다르지 않다고 답한 목회자는 15%에 불과했다.
맥코넬은 “독립기념일 주간 예배에 애국적 요소를 포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목회자는 줄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교회는 어떤 형태로든 특별한 활동을 하고 있다”며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교회들은 국가 자체보다 국가를 위해 봉사한 교인들에게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애국주의는 우상숭배인가?
미국 개신교 목회자들 사이에서 교인들이 하나님보다 국가를 더 사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프웨이 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현재 목회자의 30%만이 교인들의 미국 사랑이 하나님 사랑보다 더 커 보인다고 답했다. 이는 2016년 53%, 2021년 38%에서 꾸준히 감소한 수치다. 특히 젊은 목회자들이 고령 목회자들보다 이러한 우려를 더 많이 나타냈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 사회 전반의 정체성 논쟁과도 연결된다. 공공종교연구소(PRRI)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4%는 미국이 기독교 중심 국가가 아니라 다양한 문화와 종교가 공존하는 국가가 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실제로 77%는 미국이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로 구성된 나라가 되기를 희망했다.

반면 기독교 민족주의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일부 증가했다. 공화당원의 48%는 ‘기독교 민족주의’라는 용어에 호감을 보였으며, 기독교 민족주의를 강하게 지지하는 사람들 가운데 94%는 “진정한 미국인이 되려면 기독교인이어야 한다”고 믿었다. 또한 이들은 인종적으로 다양한 국가보다 서유럽계 중심 국가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 가운데 68%는 미국이 기독교인이 다수인 국가가 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정치 성향별로는 공화당원의 56%, 무소속의 25%, 민주당원의 17%가 일부 기독교 민족주의적 견해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PRRI의 멜리사 데크먼 대표는 기독교 민족주의 용어에 대한 호감과 실제 기독교 민족주의 신념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최근 몇 년간 기독교 민족주의적 신념을 가진 미국인의 비율은 크게 변하지 않았으며, 용어에 대한 친숙함만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인들은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해서는 공통적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조사 응답자의 약 70%는 미국의 민주적 권리와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고 생각했으며, 현재 미국 민주주의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느낀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또한 “하나님이 미국에 특별한 역사적 사명을 부여했다”는 믿음은 2010년대 중반 이후 크게 감소해 현재 44%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민주당원들의 동의율은 60%에서 27%로 급감했다. 반면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들은 오히려 증가해 현재 75%가 이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미국 사회가 종교다원주의를 지지하는 흐름 속에서도 기독교 정체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공존하고 있으며, 애국심과 신앙, 민주주의와 국가 정체성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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