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낙태약 반대' 소송에 잇단 제동 … 생명권 논쟁 확산

노승빈 기자 노승빈 기자 / 기사승인 : 2026-03-21 10:00:40
  • -
  • +
  • 인쇄
▲ 사진: Unsplash / Closeup of Pregnancy Test (rawpixel.com)

 

미국 정부가 낙태약 안정성을 둘러싼 소송을 중단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면서 생명보호(pro-life, 낙태반대) 논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벱티스트 프레스(Baptistpress)에 따르면,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가 낙태약 ‘미페프리스톤(Mifepristone)’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플로리다와 텍사스주가 제기한 소송을 멈추거나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미페프리스톤은 임신 초기 낙태에 사용되는 약물로, 오랜 기간 미국에서 사용되어 왔지만 안정성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 식품 의약국(FDA)이 해당 약물의 안전성을 재검토 중이라는 점을 들어 지난 3월 13일 텍사스 연방 법원에 플로리다와 텍사스의 소송을 중지하거나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앞서 루이지애나, 미주리, 아이다호, 캔자스주에서 제기된 낙태를 반대하는 유사한 소송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반대하며 같은 입장을 취했다.
법무부는 텍사스 북부 연방 법원에 제출한 문건에서 “미페프리스톤의 안전성에 대한 광범위한 논쟁을 고려할 때, FDA가 보유한 증거를 바탕으로 새로운 검토를 수행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결론지었다. 현재 FDA는 통계적 신뢰도가 확보된 연구를 위해 강력하고 시의적절한 데이터 수집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벱티스트 프레스에 따르면, 남침례교 윤리종교자유위원회(ERLC)는 정부 조치에 강한 우려를 표하며, 연방 정부가 주 정부의 사법 절차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케이티 로버츠(Katy Roberts) ERLC 수석 정책 담당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산모를 보호하고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려는 노력을 또다시 가로막았다. 올해만 벌써 세 번째인 실망스러운 조치”라며 “FDA의 검토가 진행 중이라 하더라도 법무부는 소송이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충분한 안전성 관련 데이터가 있음에도 FDA는 1년 안에 마치겠다던 필수적 안전 검토를 아직 끝내지 못했다. 그 이유가 관료적 비효율이나 혹은 다른 이유 때문이라 하더라도 소송을 중지하거나 기각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ERLC는 남침례교단의 뜻에 따라 오랜 기간 생명 보호 운동을 전개해 왔다. 로버츠 담당자는 “남침례교인들은 수정되는 순간부터 모든 인간의 생명이 소중하며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트럼프 행정부가 위기에 처한 소중한 생명들을 외면하지 말고, 생명 보호를 위한 노력이 법원을 통해 진행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법무부는 법원 제출 자료를 통해 주 정부들이 자체적인 낙태 정책을 집행할 자유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번 조치가 주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한 타 주에서 미페프리스톤을 처방하는 행위에 대한 각 주의 자체 낙태법 적용을 법무부가 막고 있는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법무부는 주 정부들이 미페프리스톤 승인에 도전하기까지 25년, 2016년 FDA 조치에 반발하기까지 10년, 대면 처방 의무 폐지에 대응하기까지 3년을 기다려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토록 오랫동안 대응을 늦춰온 주들이 이제 와서 FDA의 검토 시간에 대해 피해를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인디애나주 금지 명령 논란
한편, 인디애나 주에서는 또 다른 판결이 나와 논쟁이 확대되었다. 지난 3월 5일 인디애나주에서는 유대인 원고들이 제기한 집단 소송에서 승소하며 주 정부의 낙태 금지법 집행을 차단하는 예비적 금지 명령을 끌어냈다.
유대인 원고 측은 태아가 출생한 이후 첫 숨을 들이마실 때 생명이 시작된다고 믿으며, 산모의 생명이 태아의 생명보다 우선시된다는 종교적 신념을 강조했다. 크리스티나 R. 클라인먼(Christina R. Klineman) 판사는 낙태를 금지한 법안이 종교적 자유를 제한한다는 유대인 원고들의 입장을 받아들여 종교적 신념이 보호받아야 한다고 판단해 종교를 이유로한 낙태를 허용했다.

이번 판결은 해당 소송의 원고 측과 익명의 원고들에게만 적용되어 제한된 인원에 대해서만 주 정부의 낙태 금지법 집행이 영구적으로 금지된다. 그 외 일반적인 경우에는 인디애나 주 낙태 금지법이 그대로 유지된다.
마일스 멀린(Miles Mullin) ERLC 부회장은 이번 판결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남침례교는 생명과 종교적 자유와 생명 모두를 중요하게 여긴다. 수정부터 자연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믿는다”면서도 “하지만 생명권은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며, 두 권리가 충돌할 때 국가는 생명권을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클라인먼 판사는 종교자유회복법(Religious Freedom Restoration Act, RFRA)과 인디애나 낙태 금지법이 충돌하고 있으며, 주 정부가 종교적 행위로서의 낙태까지 금지해야 할 정도의 강력한 사회 전체의 중대한 이익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그녀는 “낙태법에는 이미 예외 조항들이 존재하며, 종교적 목적의 제한적 예외를 허용한다고 해서 주 정부가 우려하는 낙태 건수의 폭증이 일어날 것이라는 증거도 없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멀린 부회장은 “우리는 한 개인의 깊은 종교적 신념이 타인의 생명권보다 앞설 수 없다고 믿는다”며 “항소법원이 올바른 사법 논리를 적용해 이 금지 명령을 뒤집고 소중한 태아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세계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노승빈 기자
  • 글자크기
  • +
  • -
  • 인쇄
뉴스댓글 >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선교

+

사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