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회원 전도사 자격심사 탈락…이유는

유제린 기자 유제린 기자 / 기사승인 : 2021-05-04 12: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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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회 모임, 준회원 유급조치 철회 촉구

▲ 사진 = 게티이미지.


[세계투데이 = 유제린 기자] 지난 4월말 창원합성교회에서 열린 삼남연회 준회원 자격심사 자리에서는 한 심사위원이 진급 중인 모든 준회원 전도사들에게 “동성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을 했다. 이에 A전도사가 자신의 신학적 입장을 진솔하게 답변을 했다는 이유로 진급자 명단에서 탈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최근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감리회 모임(이하 감리회 모임)’은 이러한 삼남연회 자격심사에서의 준회원 유급사태에 대해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했다. 감리회 모임은 조속히 해당 준회원에 대한 유급조치를 철회하고, 감리회의 관용과 포용의 전통을 회복하길 간절히 촉구했다.
 

감리회 모임에 따르면, 연회 자격심사는 목사안수를 받기 위해 진급 중인 서리와 준회원 전도사들의 평소 목회활동을 점검하고 목회자의 소양과 자질을 함양하기 위해 실시하는 감리회의 전통적인 목회자 양성 절차다. 이 자리는 준회원들의 목회자적 자질을 보다 긍정적으로 향상하기 위한 지도와 권면의 자리이기도 했다.
 

김리회 모임은 “자격심사는 준회원 개개인에 사상을 검증하거나 범과의 혐의를 갖고, 범인을 추궁하거나 신문(訊問)하는 식의 고압적인 자리가 아니다”라며 “자격심사라는 절차를 통해 특정 개인 심사위원의 일방적이고 편향적인 신학적 견해를 모든 준회원에게 사상검증 하듯이 질문하고 원하는 답변을 유도, 강요하는 행위 등은 연회 자격심사의 본질을 흐리고 고압적이고 강권적인 폭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성애’에 대한 문제는 기독교대한감리회 ‘교리와 장정’의 1405단 제5조(벌칙의 종류와 적용) 제3항 ‘교역자에게 적용되는 범과’에 해당한다.
 

감리회 모임은 “이번 삼남연회에서의 모 심사위원의 행위는 마치 내가 원하는 답을 하지 않을 경우 위 장정의 조항에 근거해 해당 준회원을 범죄자 취급하고 필요한 경우 징계를 하거나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과 다름없다”면서 “이는 관용과 대화의 전통으로 서로 다른 견해들을 조화하고 다양성 속에 일치를 추구해온 존 웨슬리의 감리교 전통과 에큐메니컬 정신에 결코 부합하지 않는 부끄러운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독교조선감리회 ‘교리적선언’의 정신처럼, 이제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연회 자격심사도 과거의 권위주의적인 인습과 강권적 문화를 극복하고, 보다 유연하고 탄력적인 관용과 포용, 소통과 대화가 가능한 공간으로 우리 자신을 바꿔나가고 새로운 전통을 수립해야 할 역사적 책임이 있다”라며 “감리회의 자랑인 목회자 진급 과정과 자격심사 제도가 건강한 목회자 양성을 위한 전통과 문화를 수립하기보다 오히려 경직, 편향, 획일화된 개인적 견해를 주입하고, 감리회의 미래인 준회원들의 사상을 통제하는 장으로 전락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현재 동성애와 관련한 신학적인 견해들은 아직도 전 세계 교회가 토론·논쟁하며 씨름하고 있다. 세계교회사의 각 시기마다 교회는 당대 시대정신의 변화와 새로운 문화 및 사상의 도전 앞에서 이를 신학적으로 응답하기 위해 수많은 내적인 갈등과 토론, 숙고의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노예제, 인종차별, 여성, 노동, 전쟁, 교파주의, 이념 등 다양한 교회와 사회의 문제들을 성숙한 신앙과 신학의 조화 속에 적극적으로 토론하고 응답해 왔다.
 

감리회 모임은 “이제 동성애 문제는 ‘자격심사위원 개인’이 ‘준회원 심사자 개인’에게 강권하고, 윽박질러 대답을 얻어내는 것으로 결코 해소되거나 해명될 수 있는 수준의 내용이 아님을 인정해야 할 때가 됐다”며 “기독교대한감리회의 모든 구성원이 공식적으로 열린 만남의 장을 만들어 그곳에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토론하고 예수 정신과 존 웨슬리의 신학에 비춰 현대의 첨예한 신학적, 윤리적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공개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숙고하는 공간과 과정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오히려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역사의 자격심사를 받아야 할 전환기일지 모른다”면서 “세계교회와 한국사회는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이 쉽지 않은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과 그 결과를 바라보며 미래 세계교회와 한국사회의 새로운 시대정신을 기독교대한감리회에 맡기고 기대할 수 있을지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제린 기자 wpfls1021@segy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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