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서 신성 모독 무죄 판결 후 피살당해

유제린 기자 유제린 기자 / 기사승인 : 2021-07-05 01:4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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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관 2명 계획 살인…즉각 자수
- 인권단체, ‘신성모독 처벌법’ 기독교 억압 수단 악용

▲ 사진 = 게티이미지.  

 

[세계투데이 = 유제린 기자] 아시아 최대 이슬람국가인 파키스탄에서 ‘신성 모독죄’로 수감됐다가 무죄 판결을 받고 석방된 한 남성을 경찰관들에게 무참히 살해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파키스탄 펀자브주 라힘 야르 칸시에서 지난 2일 경찰관 압둘 카디르가 와카스와 아흐메드라는 와카스 아흐메드를 흉기로 살해한 뒤 자수했다.

 

와카스 아흐메드 지난 2016년 페이스북에 이슬람교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콘텐츠를 공유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받았다. 그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지난해 무죄 판결을 받고 석방된 그간 은둔 생활을 하고 최근에 마을로 돌아왔다.

 

와카스 아흐메드를 살해한 압둘은 “와카스가 신성시 여기는 무함마드를 모욕했기에 5년 전부터 살해 계획을 치밀하게 짰다”라며 “그간 교도소에 수감돼 있어서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같은 부족과 마을 출신이며, 개인적인 원한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인구 2억 2000만명 가운데 97%가 무슬림이고, 국교가 이슬람교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성 모독’은 매우 예민하고 중대한 사안이다. 특히 신성 모독죄가 유죄로 인정되면 사형이나 종신형이 선고된다.
 

하지만 유죄 판결을 받기도 전에 주민들에 의해 집단 구타, 참수, 총살 등을 비롯해 심지어 산채로 불에 태우기도 한다.

 

앞서 지난 5월 이슬라마바드 외곽 모스크에 돌을 던지고, 이슬람교 성인들의 이름이 적힌 현수막을 찢은 피의자가 신성 모독죄로 체포됐다. 이에 화난 주민 수백 명이 경찰서로 몰려와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한편, 인권단체들은 파키스탄의 신성모독 처벌법이 현지 기독교계 등 소수 집단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지적했다.
 

최근 신성모독 문자 메시지를 보낸 혐의를 받은 파키스탄 기독교인이 최근 법원에 의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파키스탄 라왈핀디법원은 검찰의 증거 조작 등에 의해 범죄 누명을 썼다는 변호인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자파르 바티(56) 씨에게 종신형을 확정했다.

 

바티의 변호인은 “그는 파키스탄 신성모독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았고, 사형에 해당했으나 증거불충분으로 종신형이 선고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앞서 신성모독 문자를 보낸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고 8년간 수감된 파키스탄 부부가 결국 허위 고발을 당했던 것으로 밝혀져 무죄 선고를 받기도 했다.
 

국제 박해 감시 단체인 오픈도어는 올해 세계 기독교 감시 국가 목록에 파키스탄을 5위에 올렸다. 인구 2억 8000만명이 넘는 파키스탄에서 기독교인은 약 400만명으로 추산된다. 

유제린 기자 wpfls1021@segy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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