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교회는 불도저로 밀고, 목회자는 체포···왜?

김산 기자 김산 기자 / 기사승인 : 2020-11-04 12: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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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CIRF, 쿠바 당국 기독교 박해 법제도 조작
▲ 사진 = 세계투데이 DB.

 

[세계투데이 = 김산 기자] 최근 쿠바의 한 도시에서 교회를 철거하고, 담당 목회자를 체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시간 3일 크리스천포스트는 쿠바의 산티아고데쿠바시는 최근 한 지역 교회를 철거하며, 페이스북으로 철거 장면을 생중계한 목사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크리스천연대월드와이드(이하 CSW)는 "쿠바 국가안보부가 지난 10월 30일 아벨 산타마리아에 소재한 하나님의성회 교회를 중장비와 불도저를 이용해 파괴했다"라며 "쿠바에서 가장 큰 종교단체 중 하나인 하나님의성회는 정부가 법적으로 인정하는 교회인데도 지난 2015년부터 꾸준히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현장에 있던 ‘사도 운동’의 지도자인 톨레다노 목사를 비롯해 인근에 있는 교회의 목회자들은 본인의 휴대폰으로 철거 상황을 촬영하며, 페이스북 라이브로 중계했다. 그러자 사복 차림의 남성들이 나타났고, 그들은 전화를 빼앗아 땅에 던졌다. 이후 페이스북 라이브 중계는 교회 성도들의 찬양과 불도저 소리를 끝으로 영상은 끊겼다.

 

톨레다노 목사는 쿠바 경찰에 의해 경찰서로 연행됐고, 그는 현재 외부와 연락이 차단돼 있는 상태다.

 

쿠바 당국은 이번 철거에 대해 철도 선로 건설을 위한 철거라고 주장했지만, 현지 지역 소식통에 따르면 "인근에서 파괴된 유일한 건물은 교회 하나뿐이다"고 전했다.

 

CSW의 스코트 바워 대표는 "쿠바 주택관리부는 이 교회에 대해 지난 2015년 첫 철거를 시도했으나, 파우스트 폴모 목사와 교회 성도들 또, 다른 교단 사람들 등을 비롯해 관계자들의 농성으로 인해 물러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체포된 톨레다노 목사에 대해서도 “(그는) 교파 간 연대를 보여 주었고, 정부가 파우스트 폴모 목사와 그의 교회 성도들에게 공격한 증거를 제시했다”라며 “쿠바 당국에 톨레다노 목사를 즉각 석방하고 그와 그의 가족을 표적으로 삼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CSW는 "톨레다노가 2003년 사역을 시작한 이후로 체포되기까지 정부의 감시 대상자였으며, 지난 15년간 그의 교회는 두 번이나 철거됐다"며 "그는 현재 쿠바의 출국금지 명단에 올라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지난 3월 보고서 발표를 통해 쿠바 당국이 종교 지도자를 지속적으로 박해하기 위해 법 제도를 조작한 사례를 설명하며, 현지 인권 운동가와 언론인의 종교적 자유에 대해서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미 국무부는 지난해 12월 쿠바를 '특별감시명단'에 올리며, 종교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나라로 지정했다.

 

김산 기자 snae@segy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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