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서울·수도권 ‘공유오피스’ 열풍··· 왜

김산 기자 김산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5 11: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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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공유오피스 전문 기업 '스파크플러스' 웹페이지 갈무리.

 

[세계투데이 = 김산 기자]

 

# “회의실은 물론이고 50명 넘게 들어가는 세미나실이 공용으로 갖춰져 있으니 대관료까지 줄일 수 있어 '1석2조'가 따로 없습니다”

 

◆ 넓은 사무공간에 공용시설 활용도 커 인기

 

공유오피스란 여러 사업체가 사무공간을 공유하는 형태의 임대 사무실을 뜻한다. 휴게실, 세미나실 등과 같은 공용 공간을 무상으로 쓸 수 있고 입주기업 간 네트워킹은 물론 AC(액셀러레이터)나 VC(밴처캐피털) 등 투자자의 연결지원까지 가능하다. 특히 사무 공간의 크기와 임대기간 등을 기업 특색에 맞춰 유연하게 조정 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실제로 A사장이 내던 사무실 임대료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 80만원. 거기에 설명회 등 행사를 위해 인근 세미나실을 빌리는 비용만 월 200만원 이상 별도로 들어갔다. 하지만 지난달 이전한 새 사무실의 경우 보증금 없이 월 임대료 120만원에 기존 공간보다 넓은 사무공간뿐만 아니라 공용으로 사용하는 세미나실 임대비용까지 줄어 체감 비용 2~30%는 줄었다는 게 A사장의 설명이다. 

 

이렇듯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워진 경영 상황과 업무 특성 등을 고려한 사무실 이전이 크게 늘어나면서 공유오피스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시내 중심과 강남, 여의도 등 일부 지역의 공유오피스는 2~3개월 전 예약해도 공실이 부족한 실정이다. 경색 된 부동산 시장에서는 ‘열풍’이란 말까지 나오는 이유다.

 

서울시와 서울시집합건물통합정보마당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서울시내 공유오피스 공급 관련 기업 수는 70곳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총 231개 건물을 지점 형태로 운영중이며 7~80%가 주로 강남과 여의도, 중구 등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새 증가율은 연 평군 30%에 육박한다.

 

복수 이상의 부동산 전문가는 “중소기업과 밴처 기업 등에 주로 이용하던 공유오피스가 최근엔 코로나19 등 여파로 대기업의 재택근무와 거점오피스 확산 등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공유오피스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분당과 용인, 부천 등 서울 인접 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 전문 회사 등장... 기존 건물 리모델링 '붐'까지

 

최근 공유오피스도 전문기업 스파크플러스가 기업공개(IPO)를 선언했다. 이 회사는 창업지원기관 스파크랩과 아주호텔앤리조트가 창업가 및 신생 기업을 위해 만든 공유오피스다. 2016년 설립후 ‘기업 맞춤형 사무공간 제공’이란 브랜드가치를 내세우며 불과 4년만에 16개 지점에 운영 면적은 7만7000㎡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은 137억원을 기록했다.

 

▲ 사진= 원빌딩 제공.

 

대기업의 진출도 눈에 띈다. HDC(현대산업개발)그룹 계열사인 HDC자산운용은 강남역 인근의 노후된 오피스빌딩을 매입, 공유오피스로 탈바꿈 한 '유니언타운'을 최근 선보였다. 회사측은 강남점을 시작으로 스타트업을 위한 공유 업무공간과 유통 등이 결합된 복합 공유오피스 리모델링 사업을 본격화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불황으로 인한 임대 실적 부진도 공유오피스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건물주들이 건물 리모델링 등을 통해 기존 한 층씩 임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유 공간과 개별 오피스가 공존 할 수 있도록 용도를 변경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를 전문적으로 변경해주는 전문회사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말했다.

 

김선웅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0여년 전 공유경제와 함께 등장한 공유오피스는 이미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엔 공유오피스가 대규모 오피스공간 확대를 통해 오피스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임차인으로 부상한 만큼 향후 오피스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대형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오동혁 원빌딩 대표는 "공유오피스가 임차인의 부담을 덜어주고 공유경제를 실현하는데 합리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는 것은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공유오피스에 입주한 입주사는 전차인의 지위에 있기 때문에 문제 발생시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산 기자 snae@segy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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