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휼대로 주신 소망

김만종 목사 / 기사승인 : 2020-02-06 10:5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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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만종 목사

프랑크푸르트 우리교회 

 

세상을 산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누구나 고난과 어려움, 아픔과 슬픔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서도 그리스도인에게는 찬송이 있습니다. 그 찬송은 어디에서 올까요.

원래 인간은 하나님을 찬양하는 존재로 창조됐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과의 인격적 교제를 위한 존재로 인간을 만드셨습니다. 인간은 하나님을 찬양할 때 비로소 창조의 목적에 맞는 가장 아름다운 삶을 살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처절한 죄성을 갖게 됐습니다. 스스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온전하게 회복할 수 없는 처지에 빠졌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을 향한 찬양의 길이 되셨습니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신 일을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게 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거듭나게 하사”라고 기록합니다. 여기에 아주 중요한 가르침이 있습니다. 그동안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하신 가장 중요한 사건은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부활이 찬양의 이유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베드로는 왜 십자가보다 부활을 강조할까요. 왜 구원의 은혜가 되고 깊은 감동이 있는 십자가의 찢김과 피 흘리심보다 부활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일까요. 바로 소망 때문입니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산 소망을 알려주시기 위함입니다.

소망의 가르침은 베드로의 독특한 체험과 중요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베드로는 늘 예수님의 가장 가까이를 지키던 제자였음에도 예수님이 잡히고 재판을 받던 시간에 겨우 작은 여종 하나의 추궁에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했습니다. 믿음이 힘없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절망과 아픔 상처로 몸부림쳤습니다.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분이 부활하신 예수님이셨습니다.

베드로는 고향으로 돌아가 고기를 낚고 있었습니다. 그 가슴에는 예수님을 부인했던 저주와 맹세의 상처가 응어리처럼 남아있었습니다. 부활의 주님은 그를 찾아가 조찬을 먹이시며 그의 고백을 들어주셨습니다. 그 만남을 통해 상처가 씻겼습니다.

베드로가 말하는 소망은 자신의 지난 시간을 알기 때문에 미래에 더 단단히 뿌리 내릴 수 있는 소망입니다. 혼자서 꿈꾸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허물과 아픔을 치유하고 복음 안에서 내일을 보는 소망입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단순히 ‘소망’이라고 하지 않고 ‘산 소망’ ‘살아 있는 소망’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 소망을 있게 한 것이 예수님의 부활이었습니다.

내 삶에 개입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있어야 진정한 소망이 됩니다. 그냥 가지겠다고 해서 생기는 것도 아니고 주님과의 진정한 교제 없이 품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베드로도, 그리고 베드로가 편지하고 있는 아시아의 기독교 공동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지금 예수 믿는다는 하나만으로도 너무도 큰 고통과 아픔을 고스란히 감내하며 살아가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입니다. 눈앞에 있는 고난이 소망이 된다는 것을 예수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공동체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가 얻는 소망은 죽은 소망이 아닙니다. 글자 하나만 이리저리 흔들리는 실체 없는 형이상학적 단어는 더욱 아닙니다. 지금 당장 내 앞에 있는 고난이 실제이듯 그 고난 속에서도 결국은 승리하게 하실 살아 역사하는 소망입니다.

또 하나, 너무 감사한 것은 그 소망이 하나님의 긍휼하심에서 온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있는 소망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한 긍휼하심에서 주시는 은혜입니다. 우리의 간절한 외침을 들으시는 마음이 하나님의 긍휼하심이고 그 외침에 응답하심이 우리에게는 소망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소망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지금도 살아 역사하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품고 살아갈까요. 썩어질 세상이 아니라 고난과 아픔 속에서도 결국 승리하게 하실 소망, 오늘은 고난과 아픔이 있어도 주님의 날에 우리를 세우실 예수 그리스도의 소망을 품고 사는 우리가 되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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