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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라호르고등법원/ 사진= 라호르고등법원 홈페이지 갈무리. |
[세계투데이 = 김산 기자] 약 8년전 한 기독교인 부부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 모욕 혐의로 수감되었다. 이후 오늘날에 와서 법원은 그들의 혐의가 잘못인 것을 알고, 부부를 풀어주었다.
최근 데일리파키스탄은 “라호르고등법원의 2인 재판관이 양측의 변론을 들은 후 지난 3일 오전 에마뉘엘 샤프카트와 카우사르 샤프카트 부부에게 증거 부족으로 석방 명령을 내렸다”며 "이들은 지난 2014년 1심에서 받은 사형선고를 뒤집었다"고 보도했다.
더불어 국제기독연대(ICC)는 "에마뉘엘 샤프카트는 경찰이 아내와 아이들 앞에서 자신을 고문함으로써 거짓 자백을 받아냈다"고 주장했다.
이슬람 사원 지도자인 마울비 무함마드 후세인은 지난 2013년 7월 에마뉘엘 샤프카트가 본인의 전화를 사용하여,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메시지와 사진을 이슬람 신자에게 보냈다며, 그와 그의 부인인 카우사르 샤프카트를 고소했다. 이후 경찰은 아무런 증거도 없이 이슬람 경전 및 예언자를 모욕했다는 고소장 하나로 이들을 체포한 뒤 기소했다.
최초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메시지를 보낸 휴대폰은 아내인 카우사르의 이름으로 등록된 휴대폰이었다.
이에 대해 그녀는 "후세인이 자신의 명의로 된 유심카드를 구입하기 위해 신분증을 훔쳤으며, 우리 부부를 모함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들이 보낸 메시지들은 전부 영어로 쓰여있었는데, 이들 부부는 문맹이라 영어를 비롯해 로마자 알파벳 조차 모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부부는 이번 사건의 이유에 대해 6개월 전 자녀와 이웃 간의 사소한 다툼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사 사이프 울 무루크은 이들 부부를 변호하며, 앞선 가톨릭아시아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파이살라바드 교도소를 방문한 한 판사는 샤프카트 사건을 절망적이라고 했다"면서 "파키스탄에서는 기독교인이면서 모독죄로 고발된 것 자체가 경찰, 판사, 변호사 등 모든 사회 전반에서 미움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은 두 부부가 죽게 내버려 두었다”고 덧붙였다.
이후 그는 라호르고등법원의 석방 명령이 내려지자 ICC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부부가 정의를 찾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한편 에마뉘엘은 하반신 마비 환자로 지난 2014년 수감된 이후 현재까지 충분한 의료적 돌봄이나 치료 없이 수감 생활을 하여 건강이 더욱 악화되어 있는 상태다.
이에 지난 4월 국제앰네스티는 감찰관에게 탄원서를 보내 “샤프카트가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해 몸무게가 급감한 상태다"면서 "적절한 건강관리를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산 기자 snae@segy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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