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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국기 /사진 = 픽사베이 제공 |
인도에서 선교 활동을 하고 있는 제시카 파커 씨는 힌두교 과격분자들에게 소속 목사들을 죽이겠다는 협박편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가 신의 나라라고 하지만 모든 신에 관대한 것은 아닙니다. 기독교를 믿는다는 이유만으로도 테러에 가까운 공격을 받기도 해요. 이런 분위기가 점점 더 심해지는 것이 두렵습니다"
인도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몇 년 동안 인도의 기독교인들은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더 많은 괴로움을 겪었지만 올해는 공격이 더 증가했다고 전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7일(현지시간) 인도의 일부 힌두교도가 크리스마스에 기독교 행사를 방해하면서 축제가 중단되고 예수상이 박살나는 사건 등이 최근 벌어졌다고 전했다.
인도 북부에 있는 우타르프라데시 주의 아그라에서는 우익 힌두교 단체 회원들이 산타클로스 조각상을 불태웠다. 이유는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나눠주는 행위로 아이들을 유인하고 기독교로 끌어들이려고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같은 주의 도시인 바라나시에 있는 마트리담 아슈람에서 매년 열리는 크리스마스 행사 역시 힌두 자경단이 '선교자들에게 죽음'이라는 의미의 '미셔너리 무르다바드(missionary murdabad)' 등의 구호를 외치며 표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동부의 아삼 지역에서는 힌두 민족주의의 상징인 사프란을 입은 두 명의 남성 시위자가 크리스마스에 장로교 교회에 침입해서 모든 힌두교도들에게 건물에서 나가라고 요구하며 행사 진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두 남성은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북부의 하리아나 주에서는 파타우디의 한 학교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이브 행사가 중단됐다. 힌두교 우익 자경단원들은 크리스마스 노래와 춤, 성경의 가르침을 포함한 축제 행사가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것이 종교 개종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며 “아이들을 세뇌시킨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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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북부의 하리아나 주에서 철거된 예수상 일부 /트위터 갈무리 |
같은 주에서는 성탄절 다음날 예수상이 철거되고 암발라에 있는 교회가 파손되기도 했다.
인도에서 기독교는 인구의 약 2%가 믿는 소수 종교다. 이들에 대한 폭력 사건이 증가하는 가운데, 기독교인들이 힌두교도를 개종시키기 위해 축제를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힌두 우익 단체가 크리스마스 행사를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슈람 사제인 아난드 신부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시위는 인도 전역에서 힌두교도의 기독교 개종 강요 의혹이 만연하고 반기독교 히스테리가 커지면서 최근 몇 달 간 인도 내 기독교인들이 직면하고 있는 공격이 증가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난드는 "매주 일요일은 기독교인들, 특히 작은 교회에 속한 사람들에게 공포와 트라우마의 날"이라고 말했다.
인도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은 2014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여당인 인도 인민당(BJP)이 집권한 이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이전보다 60% 증가했다.
인도 중부의 차티스가르 주에서는 BJP가 강제 개종 의혹을 제기하며 수십 차례 반기독교 집회를 열었다. 같은 주에서는 목사 여러 명이 폭행을 당했고, 이제 안전을 위해 교회 예배를 비밀리에 진행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달에 인도 남서부에 있는 카르나타카 주 정부는 ‘개종금지법’을 가장 늦게 통과시켰다. 불법 개종 금지 조항이 다른 주에서도 기독교 목회자를 겨냥해 사용됐고, 올해에만 기독교 혐오 범죄가 39건이나 발생하는 등 공격이 급증했다.
김산 기자 snae@segy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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