낳고 싶어도…출산휴가·육아휴직 여건, OECD '최하위권'

김재성 기자 김재성 기자 / 기사승인 : 2024-01-21 09: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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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지난해 12월 서울의 한 공공산후조리원 신생아실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여야가 올해 총선을 앞두고 경쟁적으로 저출생 대책 공약을 내놓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출산휴가와 육아유직 여건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를 가진 부모들은 돌봄 기관을 늘리는 것보다 자신들이 직접 아이를 돌보기를 원하고 있어, 이 부분에서 정책적 지원이 늘어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출산휴가 사용자 수 .OECD 제공

 

21일 OECD 통계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유급 출산휴가는 12.9주(90일)로, OECD 38개국 가운데 포르투갈(6주)과 호주·멕시코(12주) 다음으로 짧았다.

OECD 국가 평균(18.5주)과 비교했을 때도 한 달 넘게 차이가 난다.

유럽연합(EU) 국가 평균(21.1주)과 비교하면 한국의 유급 출산휴가 기간은 두 달 가까이 짧다.

OECD 통계에서 회원국 중 유급 출산휴가가 가장 긴 나라는 그리스(43주)이고, 체코(28주), 뉴질랜드(26주) 등 일부 나라에서도 출산휴가가 25주를 넘는다. 다만 이들 세 나라는 육아휴직이 합쳐진 것이라는 게 저고위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진의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출산휴가의 기간 자체도 짧지만, 이를 이용하는 비율도 다른 나라들보다 낮았다.

2021년 기준 한국의 출생아 100명당 유급 출산휴가 사용자 수는 26.1명으로, 비교 대상 국가 17개국 중 멕시코(13.0명) 다음으로 적었다.

이는 대기업보다 일·가정 양립 문화에 소극적인 중소기업 종사자나 출산휴가를 다 쓰기 쉽지 않은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이 반영된 수치로 읽힌다.

출생아 100명당 유급 출산휴가 사용자 수는 우리나라의 바로 앞에 있는 칠레(47.8명)와 비교해도 20명 넘게 차이가 났다.

우리나라는 유급 육아휴직도 마찬가지로 이용률이 저조했다.

2020년 기준 출생아 100명당 육아휴직 사용자는 한국이 48.0명인데, 일본(44.4명) 외에는 우리보다 적은 나라가 없었다.

이런 저조한 이용률은 육아휴직 등에 인색한 기업문화와 낮은 소득대체율 때문으로 분석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연구의 심층면접에서 한 응답자는 "휴직을 하게 되면 급여가 너무 조금 나온다. 생계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다시 복직해야 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달 9일 보건복지부가 연 저출산 현장 간담회에서도 한 참석자는 "육아휴직을 더 쓸 수 있는 상황이지만, 금전적 문제로 아무래도 복직해야 할 것 같다.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맘 편히 아이를 직접 돌보고 싶다는 부모들의 수요를 확인하면서 여야는 나란히 관련 정책들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육아휴직 급여 상한을 현행 150만원에서 210만원으로 올리고, 초등학교 3학년까지 유급 자녀돌봄휴가(연 5일)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유급 배우자 출산휴가(아빠휴가)도 현행 10일에서 1개월로 의무화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아이를 가진 모든 국민에게 출산 전후 휴가 급여와 육아휴직 급여를 보편적으로 보장하겠다고 공약했다.

유재언 가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출산휴가를 늘리는 게 출산율을 높이는 데 획기적인 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하겠지만, 출산 장려 문화 조성이나 아빠들의 육아 동참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또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신청만으로도 자동 개시되도록 법을 개정한다거나, 정부가 매칭 펀드(연계 투자)를 통해 일정 금액을 지원하게 한 공약도 눈에 띄는 정책들"이라고 평가했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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