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뇌는 어떻게 성공하는가'·'오늘도 뇌 마음대로 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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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는 어떻게 성공하는가' |
인간은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한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확인할지 말지 고민하고, 점심에는 어떤 음식을 먹을지 신중하게 메뉴를 고른다.
이 모든 선택이 온전히 자기 의지라고 믿지만, 과학자들은 '보이지 않는 힘', 즉 신경 메커니즘과 환경적 요인에 의해 인간의 생각과 행동이 좌우된다고 설명한다.
무의식이 인간의 행동을 어떻게 조종하고, 어떻게 현실을 왜곡하는지를 밝힌 두 권의 뇌과학 서적이 최근 잇따라 출간됐다.
네덜란드 행동경제학자 에바 반 덴 브룩이 쓴 '뇌는 어떻게 성공하는가'(매경출판)는 인간 행동에 숨겨진 신경 메커니즘을 탐구한 책이다.
저자는 행동경제학의 개념인 '집파리 효과'를 활용해 미세한 환경 변화가 인간의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변화시킨다고 설명한다. 공항 화장실의 소변기에 그려진 파리 그림과 같이 사소한 유도만으로도 인간의 행동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마트에서 채소를 출입구 근처에 배치하면 소비자가 안도감에 빠져 과자와 맥주를 더 쉽게 구매한다는 영업 전략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현금을 쓸 때보다 지출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무의식적인 소비 습관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설명한다.
책은 광고, 정책, 비즈니스 전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집파리 효과'가 어떻게 활용되는지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소비자를 특정 행동으로 이끄는 광고 기법과 사회적 유도를 통한 정책 설계, 조직 내 의사 결정 방식 등 일상에서 흔히 경험하는 사례를 통해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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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뇌 마음대로 하는 중' |
스페인 신경심리학자 사울 마르티네스 오르타가 집필한 '오늘도 뇌 마음대로 하는 중'(풀빛)은 일상에서 겪는 데자뷔, 가위눌림, 기억 착오, 직감 등의 현상을 뇌과학을 동원해 설명한다.
책은 차 키와 휴대전화가 감쪽같이 사라지거나, 꿈에서 본 일이 현실에서 그대로 재현되거나, 주위에 아무도 없는데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과 같은 기묘한 일이 발생하는 이유를 추적한다. 저자는 이 같은 행동과 감각이 비정상이 아닌 신경 메커니즘의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말한다.
매일 사용하던 차 키와 휴대전화를 어디에 뒀는지 잊어버리는 것은 자동화된 행동을 뇌가 더는 기억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예지몽은 기억의 변형 또는 왜곡에 불과하고,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 소리는 피곤한 뇌의 착각일 뿐이라고 책은 설명한다.
책은 또한 뇌과학에 대한 오해와 유사 과학의 문제점도 짚는다. '인간은 뇌의 10%만 사용한다'라거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환자는 집중력이 부족하다', '나이가 들면 치매에 걸린다' 등의 말이 속설이나 편견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내·외향적 성격을 규정하는 유전자나 청소년기의 무모한 행동들을 설명해 주는 신경 인지 과정에 대한 설명도 독자의 흥미를 더한다.
▲ 뇌는 어떻게 성공하는가 = 최기원 옮김. 332쪽.
▲ 오늘도 뇌 마음대로 하는 중 = 강민지 옮김. 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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