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통합교육을 그리다

강성연 기자 강성연 기자 / 기사승인 : 2021-03-18 17: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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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숙 지음, 한울림스페셜 

 

이 책은 90년대 중반부터 특수교사로서 완전한 통합교육의 실현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온 저자가 통합교육의 주체인 일반교사와 특수교사, 장애학생· 비장애학생의 학부모, 학교 관리자 등을 위해 쓴 책이다. 통합교육이 보편화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학교에서 장애학생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몰라 힘들어하는 지금, 학교 통합교육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 현장에 바로 적용 가능한 실질적인 통합교육 방안은 무엇인지, 통합교육을 넘어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해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생각을 25년간 해온 도전과 실천 사례를 바탕으로 풀어낸다.

P.7
문득 내가 통합교육을 처음 시작하던 때가 떠올랐다. 1996년 특수교사로서 처음 교직에 발을 내딛었던 그때, 학교에서는 현장 경험이 전무한 나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주었다. 그에 보답해 뭔가 해야 하는데, 따라 할 수 있는 표본이 될 만한 게 없었다. 주어진 것이라고는 통합교육이라는 목적지 하나뿐. 그야말로 짙은 안개 속에 남겨진 바로 전의 내 상황과 다를 바 없었다.
‘그때 저런 비상등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작고 희미한 불빛도 없어서 힘들어하던 시절을 떠올리자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그래, 비상등을 켜고 앞서가는 존재. 그것이면 된다.’
어둠 속에서 작은 불빛을 켜고 앞서 달려가는 것, 그게 바로 내가 해야 할 역할이다. 그 작고 희미한 깜박임만 있어도 다른 차들은 각자 자신의 힘으로 헤쳐 나갈 것이다. 그러다가 햇볕 한 줄기만 비추면 안개는 말끔히 사라질 것이다.

P.28~29
통합교육이 가끔은 장애학생에게 어렵고 힘들 수 있다. 그렇지만 그 시간이 비장애또래와 함께 지내는 방법을 배우고 더 큰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일 수 있다. 내가 영화를 이해하지 못해 눈을 감고 자는 행동을 했던 것처럼, 장애학생도 교실에서 그렇게 행동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누구나 세상을 살면서 쉽고 편안한 것만 할 수는 없다. 비장애학생이라고 해서 학교생활에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미래를 위해 어느 정도는 스트레스를 감수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장애학생도 적절한 스트레스를 견디고 다양한 상황을 경험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꼭 장애인들끼리 모여 살고 그 수준에 맞는 걸 해야 한다는 생각은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P.106
장애학생에게는 두 명의 담임교사가 있다. 통합학급 담임교사와 특수학급 담임교사. 가끔 통합학급 담임교사가 장애학생을 자신의 학생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특수반 학생’이라고 말하는 걸 보곤 하는데, ‘특수반 학생’이 아니라 ‘우리 반 학생’이라고 말해야 한다.
통합학급의 담임교사가 장애학생을 자신이 담임하는 학생으로 여기는 것은 통합교육 상황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또한 통합학급 담임교사 입에서 장애학생도 “우리 반 학생입니다”라는 말이 스스럼없이 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특수교사도 장애학생이 자신의 학생이라는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 일반교사에게 담임의 자리를 내주어야 한다. 특수교사가 잡고 있을수록 장애학생은 통합학급의 학생이 되기 어렵다. 특수교사는 단지 통합학급, 통합교육이 더 잘 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P.130~131
협력교수는 두 명의 교사(일반교사와 특수교사)가 장애학생이 통합된 일반학급에서 공동으로 수업하면서 장애학생뿐 아니라 비장애학생까지 학급 내 모든 학생에게 질적으로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두 교사가 평등한 입장에서 수업 계획과 준비, 수업 진행, 학습 평가, 학급 관리, 학생 관리 등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교수활동을 말한다.
처음 협력교수를 했던 날을 아직 잊을 수가 없다. 특수학급에서 5-6명의 장애학생과 수업을 하던 특수교사인 내가 30여 명의 학생 앞에서 수업을 했다. 몇 백 명 앞에서 강의를 해도 전혀 긴장하지 않는데 그날은 왜 그렇게 정신이 없었는지. 특수교사인 내게 장애학생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장애학생이 손을 들고 발표하려고 하는데도 보지 못하고 넘길 뻔했다. 나는 지금도 특수학급 수업 준비보다 협력교수를 준비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 업무가 많아 부담이 되기는 하지만 그 가치를 부인할 수 없는 게 협력교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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