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유동성 위기 찾아오나…"채권 지급 보증 등 정부 지원 절실"

전장헌 선임기자 / 기사승인 : 2020-04-17 16:3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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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제공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마저 유동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매출 급감으로 매달 나가는 고정비용 등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속한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자칫 대기업에 대한 특혜로 비칠 것을 염려했는지 정부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지난달 발행한 항공운임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 6천228억원이 이달 내로 모두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한 달에 나가는 고정비용이 4천억∼5천억원 규모인 데다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만 2천400억원이기 때문이다.


항공운임채권 ABS는 항공권 판매로 미래에 발생할 매출을 담보로 하는 채권으로, 항공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 가운데 하나다. 대한항공은 통상 2조원가량을 ABS로 조달해왔지만 현재는 코로나19로 대한항공의 여객 매출 중 94%를 차지하는 국제선 노선 대부분이 운항을 중단하는 등 매출 급감이 이어지며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국제선의 경우 주간 공급 기준 900회가량 운항했으나 현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뉴욕 등 13개 노선을 주 50회 정도로 운항하는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3월 여객 수송량이 전년 동기 대비 75.7% 감소했고 코로나19 국면에서 그나마 선방한 화물 수송량 역시 16%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충분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항공업계의 상환능력 악화를 참작해 대한항공의 ABS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단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지난달 ABS 회수 실적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68∼84%로 감소했다.


회사채와 ABS, 차입금 등 대한항공이 올해 안에 갚아야 할 금액은 총 4조원 정도로, 이중 상반기 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만 1조2천억원 규모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전 직원의 70% 이상이 6개월간 순환휴직에 들어가는 한편 임원진은 월 급여의 30∼50%를 반납하기로 하는 등 각종 자구책을 마련해 시행 중이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다음주 열릴 예정인 제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정부가 항공업계에 추가적인 지원책을 내놓을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풀서비스캐리어(FSC)에 대한 지원을 주저하는 이유가 대기업에 대한 특혜 시비를 감안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외부요인으로 업계 자체가 공멸할 위기에 놓인 만큼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가 요구되는 상황”이라면서 “과거의 보수적인 시각으로만 접근하면 적절한 시기를 놓치고 항공사들의 줄도산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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