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한국에 인도적 교역 재개 요구…정부 "美와 수시 협의"

박민규 기자 / 기사승인 : 2019-12-14 15: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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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합동대표단, 미 정부와 이란 인도적 교역 재개 논의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왼쪽)을 수석대표로 한 민관합동대표단이 지난 3일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했다. 2019.12.5

이란이 한국에 미국의 제재로 끊긴 인도적 목적의 교역을 재개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14일 "이란 측이 인도적 교역 재개를 기대하는 입장을 전달해오면서 우리측과 협의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한국 내 원화 결제 자금을 활용한 의약품 등 대(對) 이란 인도적 품목 교역이 재개될 수 있도록 이란 및 미국과 수시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지난 9월 테러 지원을 이유로 이란 중앙은행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한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은 이란과 의약품 등 인도적 교역마저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이란은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국제사회에 미국의 제재가 "비인도적이고 잔인하다"고 비난하며 인도적 교역이 재개돼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란은 이 과정에서 주이란 한국대사관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국에 인도적 교역 재개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외교부·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산업부·금융기관 등으로 구성된 민관합동대표단을 구성, 지난 3~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이란과의 인도적 교역 재개 문제 등을 협의했다.

이란은 또 한국 측에 양국 간 교역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현재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개설된 원화계좌가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불만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 2010년부터 이란과 무역 거래를 위해 '원화결제시스템'을 마련했다. 이는 이란 중앙은행이 한국의 은행에 원화계좌를 개설해 양국 간 무역 대금을 원화로 결제하는 방식인데, 교역 중단으로 기능을 잃은 것이다.

이 계좌에는 상당한 규모의 이란 자금이 원화로 예치돼 있지만, 미국의 제재로 인출하거나 이란으로 송금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 한 언론은 이날 '이란이 최근 주이란 한국대사를 초치해 원화계좌에 예치된 7조원 상당의 이란산 원유·초경질유 수입 대금을 내놓으라고 강력히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외교 소식통은 "이란도 미국의 제재 때문에 원화계좌에 있는 자금을 인출해 달러로 환전하거나 이란으로 송금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한국에 예치금을 내놓으라고 항의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미국의 요청으로 호르무즈 해협 공동 호위를 위한 파병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검토 결과에 따라 한국과 이란 관계는 더욱 출렁일 수 있다.

이란은 "외국 군대가 중동에 주둔하는 것은 안정과 평화, 안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공동 호위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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