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겹악재 속... 대국민 사과 검토·준비 중

김규리 기자 / 기사승인 : 2020-04-28 09:4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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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삼성전자=연합뉴스 제공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코로나19 파기환송심 등 각종 대내외 악재를 맞이한 채 다음 달 1일 '삼성 총수'가 된 지 만 2년을 맞는다. 

 

국내외에서 전방위적인 경영 행보를 거듭하며 총수로서의 존재감과 입지를 키웠다는 평가가 우선 나오는 가운데 자신에 대한 파기환송심과 삼성 계열사 관련 여러 수사·재판 등이 계속되고 있어 '안정적'인 리더십을 다지기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권고한 대국민 사과의 시한이 다음 달 11일로 임박해 대국민 사과가 총수 2주년을 맞은 이 부회장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2018년 5월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집단 동일인 변경(이건희→이재용)으로 공식적으로 삼성 총수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총수가 된 후 국내외에서 한 달에 한번 이상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에는 1월 화성사업장 반도체 연구소와 브라질 마나우스, 2월 EUV(Extreme Ultra Violet·극자외선) 전용 반도체 생산라인, 3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삼성전자 구미사업장·수원 삼성종합기술원 등을 방문해 6차례나 '현장 경영'을 했다.

이 부회장은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국민 성원에 우리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은 혁신"이라며 "한계에 부딪혔다고 생각될 때 다시 힘을 내 벽을 넘자"는 '코로나 위기 극복'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총수가 된 후 설·추석 연휴에는 매번 계열사 사업 현장 등을 방문하는 해외 출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각국 정상급 인사들과 회동을 하고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일 갈등이 극심했던 지난해 일본 출장을 수차례 가는 등 '민간 외교관' 역할도 했다.

2018년 8월 180조원 규모의 투자·고용 계획을 시작으로 지난해 4월 시스템 반도체에 2030년까지 133조원 투자, 지난해 9월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업에 2025년까지 13조1천억원 투자 등 대규모 투자 계획을 잇따라 내놨다. 

   

삼성전자 임직원 수는 지난해 10만5257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연구개발비 역시 20조2천76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이 부회장이 총수 2주년을 맞고 보폭을 넓혀가고 있기는 하지만, 사법 리스크는 가중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8월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2심에서 일부 무죄를 선고했던 혐의에 대해 유죄 취지로 돌려보내 현재 서울고법에서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다.

현재 파기환송심은 특검이 "재판부가 이 부회장에게 편향적으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재판부를 바꿔달라는 기피 신청을 공회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에 이 부회장 소환도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외에 이 부회장이 직접적 피고인은 아니지만 삼성 노조 와해 혐의 재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재판 등이 진행 중이다.  대외적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 사업장이 문을 닫고 제품 판매가 타격을 입는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29일 발표될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은 비교적 양호할 것으로 보이지만, 주력인 반도체 업황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데다 전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침체 국면이라 위기감이 가중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조만간 이뤄질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이 진행되면서 사회적으로 '쇄신'을 요구받자 삼성은 그 방안으로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준법감시위원회를 출범했다. 외부위원들로 구성된 삼성 준법감시위는 이 부회장에게 경영권 승계 의혹, 노조 문제 등에 대해 반성을 담은 대국민 사과를 지난달 11일 권고했다.

대국민 사과의 1차 기한은 4월 10일이었으나 삼성 측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권고안 논의에 시간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고 있다며 기한 연장을 요청, 기한이 다음달 11일로 연장됐다. 재계에서는 시기적으로 총수 2주년과 맞물려 발표되는 대국민 사과가 이 부회장과 삼성의 변화를 가늠할 지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8월 이 부회장 파기환송 선고 직후 "과거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기업 본연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사과했고, 지난해 12월 노조 와해 혐의 유죄 판결, 올해 2월엔 임직원의 시민단체 후원 무단 열람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준법감시위는 삼성의 거듭된 사과가 부족하다고 보고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것이라, 이 부회장과 삼성은 사과 내용과 수위·방식 등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에는 없던 노조가 설립되며 세를 키우고 있는 점도 총수 2주년을 맞는 이 부회장이 새로 맞닥뜨린 경영 변수로 평가된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소속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4노조)이 노조 설립 5개월 만에 사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했고, 삼성디스플레이도 지난 2월 노조를 설립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이 집행유예로 선고돼 총수 공백 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돼야 이 부회장이 그리는 '뉴 삼성'이 본격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2년 간 행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통한 신뢰 회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후 수많은 굴곡을 거치고 있지만 과감한 투자와 굳건한 실적을 지켜내고 있어 그룹 경영에 큰 변화를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은 차질없이 경영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국민 사과는 충실히 검토·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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